[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발을 헛디뎌 발목을 접질린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약국으로 달려가 파스를 사서 붙이거나 온찜질을 하며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뼈에 이상이 없으니 며칠 쉬면 낫겠거니 생각하지만 이러한 안일한 대처가 평생 발목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발목 인대가 손상된 직후인 급성기에 잘못된 처치를 하면 인대가 느슨한 상태로 아물게 되어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화끈거리는 ‘핫파스’와 ‘온찜질’, 불난 집에 기름 붓기
발목을 접질린 직후 48시간 이내에는 절대적으로 온찜질이나 열감이 있는 파스를 피해야 한다. 발목이 꺾이면서 인대가 손상되면 내부 조직에서는 미세한 출혈이 발생하고 염증 반응으로 인해 부종이 시작된다. 이때 뜨거운 열을 가하면 혈관이 확장되어 내부 출혈과 부종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쿨파스가 아닌 화끈거리는 핫파스 역시 피부 표면의 온도를 높이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급성 염증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다.

손상 초기에는 혈관을 수축시켜 붓기를 잡고 출혈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온찜질 대신 냉찜질을 해야 하며 파스를 붙여야 한다면 소염진통 성분이 포함된 쿨파스나 카타플라스마 제형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온찜질은 부기가 완전히 빠지고 통증이 가라앉은 만성기나 회복기에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상 당일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거나 사우나를 하는 행동 역시 절대 금물이다.
“걸을 만하네?” 억지로 걷는 순간 인대는 늘어난 채 굳는다
발목을 다친 후 뼈가 부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억지로 걷거나 평소처럼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인대가 멀쩡하다는 증거는 아니다. 발목 인대는 수많은 섬유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분적으로 파열되더라도 보행 자체는 가능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손상된 인대가 회복되는 과정이다.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난 상태에서 발목을 계속 사용하면 인대는 원래의 팽팽한 길이로 돌아오지 못하고 늘어난 상태 그대로 아물게 된다.

이렇게 헐거워진 인대는 발목 관절을 단단하게 잡아주지 못해 조금만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도 쉽게 발목이 꺾이는 후유증을 남긴다. 이를 의학적으로 인대 이완 혹은 불안정성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발목을 접질렸다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최소 3일에서 길게는 2주 정도 부목이나 보호대를 착용하여 발목의 움직임을 제한해야 한다. 인대가 제자리에서 단단하게 붙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무르고 술 마시는 ‘셀프 처방’, 염증 폭발의 지름길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퉁퉁 부은 발목을 손으로 주무르거나 마사지하는 행동은 상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이미 손상되어 약해진 조직을 강하게 압박하면 2차적인 조직 손상이 발생하고 내부 출혈이 심해져 멍과 붓기가 더 커진다. 전문가에 의한 림프 마사지가 아니라면 급성기에는 환부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욱신거리는 통증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성하는데 이 물질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통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알코올 자체가 혈관을 확장시켜 부종을 심화시키고 우리 몸의 치유 능력을 떨어뜨린다. 인대 재생에 쓰여야 할 에너지가 알코올 해독에 쓰이게 되어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간 손상 위험까지 더해지므로 부상 후 최소 일주일은 금주해야 한다.
초기 대응이 평생 발목 건강을 좌우한다
발목 염좌의 응급처치 기본은 RICE 요법이다. 휴식(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발목을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냉찜질을 하며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섣불리 자가 진단을 내리지 말고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의 현명한 대처가 당신의 발목을 평생 튼튼하게 지켜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