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주말 산행 후 월요일 아침,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무릎이 뻣뻣하고 시큰거린 경험이 있는가. 대부분은 “오랜만에 정상까지 오르느라 무리했네”라며 뿌듯해한다. 하지만 이건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당신의 무릎을 망가뜨린 범인은 가파른 오르막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정상 정복의 희열에 취해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오던 ‘하산길’에 숨어 있다. 올라갈 때는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무릎 관절의 부담은 의외로 적다. 반면 내려올 때는 심장은 편하지만 관절은 비명을 지른다. 무릎 통증의 9할은 내려올 때 생긴다.
체중의 5배, 당신의 무릎이 비명을 지르는 순간
평지를 걸을 때 우리 무릎은 체중의 1.3배 정도를 견딘다. 하지만 산을 내려올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사에 따라 최소 3배에서 많게는 체중의 5배까지 하중이 쏠린다. 70kg 성인 남성이라면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무릎에 350kg의 충격이 가해지는 셈이다.

올라갈 때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에너지를 쓰며 관절을 잡아주지만, 내려올 때는 관절 자체가 가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중력 가속도까지 더해진 충격을 얇은 연골판 하나로 받아내는 것이다. 특히 “이제 다 왔다”라며 속도를 붙여 뛰어 내려오는 행동은 무릎 연골을 사포로 문지르는 것과 다름없는 최악의 습관이다.
늙어서 짚는 게 아니다, ‘제3의 다리’ 스틱 활용법
아직 젊은데 무슨 지팡이냐며 등산 스틱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등산을 운동이 아닌 노동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스틱은 노약자의 보행 보조기가 아니라, 네 발로 걷는 효과를 주는 ‘사륜구동’ 장비다. 스틱을 제대로 사용하면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30% 이상 분산시킬 수 있다.

핵심은 길이다. 대부분 스틱 길이를 고정해 놓고 쓰는데,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10~15cm 더 길게 빼야 한다. 경사로 인해 발보다 손이 먼저 닿아야 상체로 체중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틱을 먼저 아래쪽에 짚고, 체중을 팔에 실은 뒤 발을 사뿐히 내리는 순서를 기억하라. 이것만 지켜도 하산 후 통증이 절반으로 준다.
호랑이처럼 걷고 사선으로 찢어라
내려올 때 무릎을 꼿꼿하게 펴고 ‘탁탁’ 소리가 나게 걷는다면 당장 멈춰야 한다. 무릎은 항상 살짝 구부린 ‘기마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타이거 스텝’이라 부른다. 호랑이가 사냥감을 노릴 때처럼 무릎을 굽혀 근육을 스프링처럼 활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기술이다.

경사가 급한 곳은 절대 직선으로 내려오지 마라. 지그재그(사선)로 왔다 갔다 하며 내려오면 경사각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보폭은 평소보다 좁게, 종종걸음으로 걷는 것이 유리하다. 보폭이 넓어질수록 착지 충격은 커지고 중심을 잃을 확률은 높아진다. 멋 부리지 말고 보폭을 줄여라.
등산의 완성은 정상이 아니라 ‘현관문’이다
등산의 진정한 목표는 얼마나 빨리 정상에 올랐느냐가 아니다. 내 두 다리로 건강하게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무릎이 망가지면 다시는 그 산을 오를 수 없다. 오늘부터 하산할 때는 속도를 버리고 기술을 챙겨라. 100세까지 산을 즐기는 비결은 오직 그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