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치과 의자에 누워 날카로운 기계 소음을 견뎠다. 입을 헹구고 나니 혀끝에 닿는 치아 사이의 공간이 낯설다. 거울을 보니 전에 없던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찬물을 한 모금 마시자 찌릿한 통증이 뇌를 때린다.
순간 “멀쩡한 내 치아를 갈아버린 것 아닌가” 하는 의심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진정해야 한다. 당신이 보고 있는 그 구멍은 의료 사고의 흔적이 아니다. 오랫동안 숨 막혀 있던 당신의 잇몸이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치아를 깎는 기계는 없다, 돌을 깰 뿐
많은 사람이 스케일링 기계가 치아를 깎아낸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스케일링에 사용하는 초음파 스케일러는 치아를 갈아낼 만큼 강하지 않다. 미세한 진동으로 치아 표면에 시멘트처럼 달라붙은 치석, 즉 ‘돌덩이’만을 떨어뜨린다.

치아 사이에 생긴 빈 공간은 원래 비어 있어야 할 자리다. 그동안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친 치석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잇몸을 억지로 밀어내고 있었을 뿐이다.
치석이라는 오물이 빠져나가고 부어있던 잇몸의 붓기가 빠지면서 가려져 있던 ‘진짜 공간’이 드러난 것이다. 구멍이 생긴 게 아니라, 막혀 있던 하수구를 뚫은 것과 같다.
이 시림은 치아가 살아나는 성장통
스케일링 직후 찾아오는 이 시림 증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명현 현상이다. 두꺼운 솜이불처럼 치아를 감싸고 있던 치석이 떨어져 나가면, 치아 뿌리 쪽 신경이 외부 공기와 온도에 직접 노출된다. 한겨울에 입고 있던 패딩을 갑자기 벗었을 때 피부가 움츠러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예민한 반응은 길어야 일주일이다. 치아 표면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잇몸이 제 자리를 잡으면 통증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 잠깐의 시림이 두려워 치석을 방치한다면, 치석은 잇몸 뼈를 녹이며 뿌리 깊숙이 파고든다. 결국 치아가 흔들려 발치해야 하는 ‘풍치’로 가는 지름길이다.

1년에 한 번, 사라지는 혜택을 잡아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치과 혜택을 놓치는 건 손해다. 건강보험은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 연 1회 스케일링 비용을 지원한다. 매년 1월 1일에 생겨나 12월 31일이 지나면 혜택은 소멸한다. 이월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