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저녁 식사를 마치고 드라마 한 편을 볼 때쯤이면 어김없이 입이 심심해진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탐스러운 사과와 배가 눈에 들어온다. 과자는 몸에 나쁘니 참았지만, 과일은 자연이 준 선물이니 괜찮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당뇨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낮에 먹는 사과와 밤에 먹는 사과는 당신의 몸에서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 하지만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늘 밤, 혈당 걱정 없이 과일을 즐기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 철칙을 소개한다.
몸의 셔터가 내려간 밤, 과일은 ‘시한폭탄’이 된다
우리 몸에는 생체 시계가 있다. 해가 떠 있는 낮 동안 우리 몸은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태우기 위해 활발히 움직인다. 하지만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몸은 ‘에너지 저장 모드’로 전환한다. 쉽게 말해 몸속 에너지 공장이 셔터를 내리고 퇴근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이때 과일이라는 고농도 연료가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공장은 이미 가동을 멈췄는데 원료만 계속 들어오는 격이다. 태워지지 못한 과일의 당분은 혈액 속에 그대로 남거나, 복부 내장지방이라는 창고로 직행한다.
특히 저녁 식사로 이미 탄수화물을 섭취한 상태에서 후식으로 먹는 과일은 혈당을 수직 상승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밤 시간대의 혈관은 낮보다 당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 규칙, ‘물렁’한 놈 말고 ‘딱딱’한 놈을 골라라
밤에 과일을 먹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식감’이다. 입에 넣었을 때 살살 녹거나 부드러운 과일은 피해야 한다. 바나나, 멜론, 수박, 잘 익은 복숭아처럼 씹을 필요도 없이 넘어가는 과일은 당분 흡수 속도가 LTE급이다.

반면, ‘아삭’ 소리가 나는 딱딱한 과일을 선택하라. 껍질째 먹는 사과, 단단한 배, 그린 키위가 대표적이다.
이 딱딱한 과육과 껍질에 포함된 거친 섬유질은 위장 안에서 그물망 역할을 한다. 당분이 혈액으로 빠르게 흡수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하여 혈당이 급격히 튀어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밤에는 턱이 아플 정도로 씹어야 하는 과일이 약이다.
두 번째 규칙, 과일에게 ‘지방 코트’를 입혀라
과일만 깎아서 접시에 담아가는 것은 최악의 실수다. 당뇨인에게 ‘맨입에 과일’은 금물이다. 반드시 과일의 당분 흡수를 늦춰줄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그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이다. 과일을 먹을 때 아몬드 5~6알, 호두 반 줌, 혹은 무가당 그릭요거트나 치즈 한 장을 곁들여라.
지방과 단백질은 위장에서 소화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이들이 과일과 섞이면 과일의 당분도 덩달아 천천히 소화된다. 마치 과일에게 지방이라는 두꺼운 코트를 입혀 위장으로 내려보내는 것과 같다. 이 간단한 조합 하나가 밤사이 당신의 혈관을 지키는 강력한 방패가 된다.
당뇨가 있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달콤함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전략’이다.
오늘 밤 과일이 당긴다면 딱 세 가지만 기억하자. 본인 주먹 반 개 정도의 적당한 양, 아삭하게 씹히는 딱딱한 과일, 그리고 견과류 몇 알. 이 조합이라면 당신의 밤은 안전하고, 입은 즐거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