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건강을 위해 매일 챙겨 먹은 식품이 오히려 내 몸을 망치고 있다면 어떨까. 최근 따뜻한 차나 커피, 베이커리 등 일상에서 흔히 즐기는 ‘이것’이 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매일 챙겨 마셨던 계피차 이야기다.
국민 향신료 계피,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

특유의 달콤하고 알싸한 향으로 사랑받는 계피는 전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로 꼽힌다. 동의보감에도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랜 시간 훌륭한 건강 식재료로 대접받아 왔다. 최근에는 시나몬 가루를 커피나 물에 타서 매일 마시는 다이어트 및 건강 관리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도 체질과 섭취량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계피 가루를 물처럼 매일 마시는 습관은 간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건강해지려고 마신 차가 도리어 만성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간수치 올리는 주범, ‘쿠마린’의 두 얼굴

계피가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바로 ‘쿠마린(Coumar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쿠마린은 계피 특유의 매력적인 향을 내는 자연 화합물이지만, 일정량 이상 섭취할 경우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 세계 보건 당국에서는 쿠마린의 일일 섭취 허용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평소 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피로를 자주 느끼는 사람이 쿠마린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간수치가 급격히 치솟을 수 있다. 약이나 영양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식품 섭취만으로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다. 따라서 원인 모를 만성 피로나 간수치 상승을 겪었다면 평소 즐겨 먹는 차나 음료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카시아 계피 vs 실론 계피,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모든 계피가 간에 나쁜 것일까. 정답은 계피의 ‘품종’에 있다. 우리가 마트나 카페에서 흔히 접하는 저렴한 계피는 대부분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카시아(Cassia) 계피’다. 이 카시아 계피는 향이 강하고 단맛이 특징이지만, 간에 무리를 주는 쿠마린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잦은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스리랑카 등지에서 주로 재배되는 ‘실론(Ceylon) 계피’는 쿠마린 함량이 카시아 계피의 수백 분의 일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른바 ‘참계피(True Cinnamon)’로 불리며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매일 먹어도 간에 미치는 부담이 거의 없다. 껍질이 겹겹이 얇게 말려 있고 색이 밝은 것이 실론 계피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간 부담 줄이는 똑똑한 계피 섭취법

건강하게 계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구입 전 원산지와 품종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일 계피차를 마시거나 요리에 자주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실론 계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제품 라벨에 ‘Ceylon’ 혹은 ‘참계피’라고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내 간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카시아 계피를 섭취해야 한다면 섭취량을 엄격히 조절해야 한다. 성인 기준 하루 1~2g(티스푼의 3분의 1 정도) 이내로 섭취를 제한하고, 매일 먹기보다는 가끔 풍미를 즐기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소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간수치가 높다면 주치의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과유불급’이라는 옛말은 우리가 매일 먹는 식재료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몸에 좋다는 소문만 믿고 무작정 섭취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안전한 품종을 선택하고 적정량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주방 찬장에 있는 계피 가루의 종류를 꼼꼼히 확인하고,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건강한 티타임을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