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채소의 왕’이라 불리는 시금치는 식탁 위에 자주 오르는 친숙한 건강식품이지만, 잘못 먹으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장 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레 겁먹고 시금치를 식단에서 완전히 퇴출할 필요는 전혀 없다. 조리법만 살짝 바꿔주면 결석 걱정 없이 시금치의 풍부한 영양소를 우리 몸에 온전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상 위의 슈퍼푸드, 시금치의 두 얼굴

시금치에는 비타민 A와 C, 엽산, 철분 등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가득 담겨 있다. 눈 건강을 지키는 루테인은 물론이고,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질산염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만성질환 예방에 탁월하다. 항염증 효과 또한 뛰어나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주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시금치에도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자연 화합물인 ‘옥살산(수산)’ 성분이다. 이 성분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유익한 작용을 하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건강상의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신장 결석을 부르는 ‘옥살산’의 경고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옥살산은 혈액 속 칼슘과 결합해 ‘수산칼슘’이라는 단단한 결정체를 만들어낸다. 이 결정체들이 소변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신장이나 요로에 쌓이면 돌처럼 굳어져 요로결석이나 신장 결석이 된다. 평소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결석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과정이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해독 주스나 스무디를 만들기 위해 씻은 생시금치를 매일 듬뿍 갈아 마시는 습관은 결석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인 식사량으로 가끔 섭취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다량의 생시금치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콩팥에 무리를 주는 위험한 행동이다.
끓는 물 1분의 마법, 독소 빼는 비결

다행스럽게도 시금치의 옥살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다. 요리하기 전 시금치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는 과정만 거치면 된다. 옥살산은 물에 아주 잘 녹는 수용성 성분이라 뜨거운 물에 닿으면 잎 밖으로 빠르게 녹아 빠져나간다.
실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시금치를 끓는 물에 데칠 경우 옥살산 성분의 30~80%가 물에 녹아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이 오래전부터 시금치를 끓는 물에 데친 후 물기를 꽉 짜내고 나물로 무쳐 먹었던 전통적인 조리법에는 이러한 놀라운 과학적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영양 손실 줄이고 식감 살리는 조리 팁

시금치를 데칠 때는 온도와 시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이 팔팔 끓을 때 소금을 한 꼬집 넣고 시금치를 넣어 30초에서 1분 이내로 짧게 데쳐야 한다. 너무 오래 끓이면 옥살산은 다 빠질지 몰라도, 비타민 C나 엽산 같은 유익한 수용성 영양소까지 열에 의해 함께 파괴되기 때문이다.
데친 시금치는 즉시 건져내 찬물이나 얼음물에 충분히 헹궈야 잔열로 인해 식감이 물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후 손으로 물기를 꽉 짜내고 남은 옥살산을 한 번 더 제거한 뒤 조리하면 완벽하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구연산이 풍부한 레몬즙을 식단에 곁들이면 결석을 예방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시금치는 분명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가득한 훌륭한 자연의 선물이다. 신장 결석이라는 부작용은 생으로 과다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다. ‘데치기’라는 1분의 짧은 수고로움만 거치면 부작용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 오늘부터는 안심하고 맛있는 시금치 요리를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