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피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자와 같다. 자꾸만 몸이 무거워지고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찾아오면 대다수는 그저 ‘잠이 부족해서’, ‘너무 피곤해서’라고 치부하기 일쑤다.
하지만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거나 평소와 다른 낯선 무력감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는 단순한 과로가 아니라 뇌혈관이 막히고 있다는 일생일대의 긴급 구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법처럼 사라지는 증상, 미니 뇌졸중의 함정

가장 주의해야 할 현상은 이른바 ‘미니 뇌졸중’이라 불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이다. 혈전이 뇌혈관을 일시적으로 막았다가 다시 뚫리면서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몇 분에서 몇 시간 안에 마법처럼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한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혈관의 위험 요소까지 없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미니 뇌졸중을 겪은 사람 중 상당수는 며칠 혹은 몇 주 이내에 치명적인 본경색을 맞이하게 된다. 폭풍이 몰아치기 전 바다가 잠시 고요해지는 것처럼, 뇌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직전 마지막으로 보내는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환자 80%가 착각하는 1위 신호, 반쪽짜리 무력감

실제 뇌경색 환자들이 돌이켜봤을 때 가장 흔하게 겪었지만 무시했던 전조증상 1위는 바로 ‘편측성 무력감’이다. 몸의 양쪽이 아닌 어느 한쪽 팔이나 다리에만 미세하게 힘이 빠지거나 남의 살처럼 먹먹한 느낌이 드는 증상이다.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젓가락을 떨어뜨리거나 걷는 도중 한쪽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는 식이다.
이러한 편측 마비 증상은 근육통이나 만성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과 확연히 구분된다.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고 10초 동안 버틸 때, 자신도 모르게 한쪽 팔이 슬그머니 아래로 툭 떨어진다면 즉각적인 의심이 필요하다. 피곤해서 근육에 힘이 없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뇌 신경의 통제 상실 현상이다.
시야가 흐릿하고 혀가 굳는다면 의심하라

팔다리의 힘 빠짐 외에도 피로 누적으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들이 더 있다. 갑자기 앞이 두 개로 겹쳐 보이거나 한쪽 눈에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흐려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흔히 노안이나 스마트폰 과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시신경으로 가는 뇌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다.
또한 평소처럼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발음이 술 취한 사람처럼 꼬이거나, 상대방의 말이 외계어처럼 이해되지 않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이유 없이 천장이 빙빙 도는 극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 역시 단순한 빈혈이나 소화불량이 아닌 뇌의 균형 감각 및 언어 중추에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발생하는 아찔한 상황이다.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 FAST를 기억하라

이처럼 의심스러운 증상이 단 하나라도 나타났다면 지체 없이 ‘FAST’ 법칙을 떠올려야 한다. 얼굴(Face) 양쪽의 대칭이 맞는지, 팔(Arms)을 들어 올릴 수 있는지, 말(Speech)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고, 즉시(Time) 119를 불러야 한다. 이때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뇌혈관 질환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3시간에서 늦어도 4.5시간 이내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졌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즉각적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혈관 상태를 점검해야 평생의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내 몸이 보내는 작고 짧은 경고음을 결코 피로라는 이름으로 덮어두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