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추운 날씨나 출출한 오후, 건강을 생각하며 무심코 타 마시는 율무차가 있다. 고소한 맛과 든든함 덕분에 남녀노소 즐겨 찾는 국민 차로 꼽힌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율무차 스틱의 영양 성분을 살펴보면 건강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우리가 믿고 마시던 율무차가 사실은 혈당을 널뛰게 만드는 주범일 수 있다.
건강차의 탈을 쓴 설탕 덩어리

시중에 유통되는 율무차 스틱 한 포(약 18~20g)의 성분표를 보면 율무의 비중은 놀랍도록 적다. 대신 그 자리를 절반 가까운 양의 설탕과 당류가 차지하고 있다. 고소한 맛과 특유의 걸쭉한 식감을 내기 위해 정제된 탄수화물인 말토덱스트린과 가공유지도 첨가된다.
특히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말토덱스트린은 일반 설탕보다도 혈당 지수(GI)가 훨씬 높다. 성분표에 설탕으로 표기되지 않아 안심하기 쉽지만, 우리 몸에 들어오면 그 어떤 당분보다 빠르게 흡수된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한 잔이 오히려 정제당과 첨가물을 들이켜는 결과로 이어진다.
마시자마자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

가공된 율무차는 차라리 흡수가 극도로 빠른 액체 탄수화물에 가깝다. 곡물을 아주 미세한 가루 형태로 가공해 물에 타 마시는 방식이기 때문에 입자가 작아 소화 흡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음식을 씹어 넘기는 과정 없이 위와 장을 통과하며 즉각적으로 포도당으로 변환된다.
이러한 액체 형태의 섭취는 마시자마자 혈당을 수직 상승시키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을 유발한다. 원래 율무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믹스 형태로 가공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는 대부분 사라지고 정제된 탄수화물만 남아 혈당 방어막이 무너지게 된다.
쉴 틈 없는 췌장의 비명

혈당이 이토록 급격히 치솟으면 우리 몸의 혈당 조절 공장인 췌장에는 비상이 걸린다. 높아진 혈당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췌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인슐린을 급하게 분비해야 한다. 당도가 높고 흡수마저 빠른 율무차 믹스를 자주 섭취할수록 췌장은 쉴 틈 없이 과부하에 시달린다.
이런 과정이 매일 반복되면 세포들이 점차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시작한다. 혈당은 떨어지지 않고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기 위해 스스로를 쥐어짜게 된다. 결국 췌장의 기능이 점점 지치게 되며 전반적인 대사 불균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진짜 율무와 가공 믹스의 차이

여기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원물 율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본래 율무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몸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잡곡이다. 문제는 건강한 원물이 아닌 설탕과 전분이 잔뜩 들어간 가공 믹스 형태를 섭취하는 습관에 있다.
따라서 율무의 진짜 장점을 취하고 싶다면 시판용 스틱 믹스보다는 첨가물이 없는 100% 율무 가루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맛이 필요하다면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대체당을 소량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한 식재료라도 어떻게 가공되고 소비되느냐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은 천지 차이다.

달콤하고 간편한 율무차 스틱의 유혹을 완전히 끊어내기란 쉽지 않다. 만약 꼭 마셔야 한다면 혈당이 이미 올라가 있는 식후보다는 식간에 아주 가끔씩만 즐기는 식의 조절이 필요하다. 무심코 넘긴 한 잔의 차가 내 몸의 대사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이제는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똑똑한 습관을 들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