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아침마다 건강을 위해 채소를 한가득 갈아 드시는 분들 많으시죠? 내 몸속 나쁜 세포를 굶기겠다며 몸에 좋은 채소를 듬뿍 넣고 끓이거나 진하게 즙을 내어 마시는 유행이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지런한 습관이 오히려 우리 몸의 정수기 필터를 꽉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채소는 많이 먹을수록 좋고 열을 가하면 독성이 사라져 안심이라고 믿기 쉽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소개할 채소들은 푹 익혀서 갈아 마시더라도 우리 몸의 핵심 필터인 신장과 소화 공장인 췌장에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됩니다. 득보다 실이 많아지는 의외의 채소 섭취 습관을 짚어보겠습니다.
붉은 보석의 배신, 즙으로 짠 ‘비트’

붉은색 채소의 대명사로 불리는 비트는 즙이나 주스 형태로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트를 찌거나 삶으면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매일같이 진액으로 내려 마시곤 합니다. 하지만 비트에는 체내 수분을 빼앗고 찌꺼기처럼 굳어지기 쉬운 성분이 유독 많이 들어있습니다.
아무리 푹 익혀서 먹는다고 해도, 즙 형태로 꾹꾹 눌러 담아 마시면 하루 적정량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이렇게 고농축으로 쏟아져 들어온 성분들은 우리 몸의 하수구 역할을 하는 신장 필터에 엄청난 과부하를 일으킵니다. 노폐물이 시원하게 빠져나가지 못하니 푹 쉬어도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녹색 채소의 왕, 갈아 마시는 ‘시금치’

밥상 위 친숙한 반찬인 시금치 역시 믹서기에 단골로 들어가는 채소입니다. 시금치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나쁜 성분이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과일과 함께 스무디로 듬뿍 갈아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데친 시금치라도 매일 뭉텅이로 갈아서 액체로 들이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시금치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은 체내에서 뾰족한 결정체로 변하기 쉬운 얄미운 성질을 가졌습니다. 데치는 과정에서 그 양이 절반가량 줄어들기는 하지만, 액체 상태로 대량 섭취하면 걸러내야 할 찌꺼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격이 됩니다. 이는 조용히 일하던 몸속 장기들을 금세 지치고 헐떡이게 만듭니다.
쌈채소의 대명사, 진액으로 내린 ‘케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지닌 케일은 아침 공복을 깨우는 해독 주스에 절대 빠지지 않는 재료입니다. 잎이 억세고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워 살짝 익힌 뒤 한가득 갈아 드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케일 역시 농축된 액체로 들이켤 때 우리 몸의 배출 시스템을 시험에 들게 합니다.
케일이 품고 있는 수많은 영양소 중 일부는 나이가 들며 배출 기능이 둔화된 사람에게 처리하기 벅찬 불청객이 됩니다. 몸 밖으로 제때 내보내지 못한 성분들이 쌓이면서 췌장과 신장에 불필요한 야근을 강요하게 됩니다. 결국 건강해지려던 아침의 노력이 내 몸의 정수기를 닳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내 몸을 살리는 진짜 채소 섭취법

그렇다면 이 훌륭한 채소들을 식탁에서 아예 치워버려야 할까요? 정답은 ‘먹는 방법과 형태’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있습니다. 채소를 익히는 것 자체는 아주 좋은 습관이지만, 끓여낸 물을 육수처럼 마시거나 그 물째로 믹서기에 넣고 가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채소를 데칠 때는 물을 넉넉히 붓고 가볍게 데쳐낸 뒤, 그 물은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즙이나 진액처럼 꿀꺽꿀꺽 마시는 형태보다는 원래의 형태 그대로 반찬 삼아 씹어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입에서 꼭꼭 씹는 과정 자체가 우리 몸의 소화 공장을 가장 부드럽고 안전하게 깨우는 첫 단추입니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한 가지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농축해서 먹는 것이 아닙니다. 몸에 좋은 채소라도 내 몸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배출할 수 있는 만큼만 즐기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오늘부터는 믹서기 전원 코드를 뽑고 젓가락을 들어, 채소 본연의 맛을 천천히 음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