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아삭한 식감과 독특한 모양으로 밥상에 자주 오르는 연근은 위장 건강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뿌리채소다. 끈적한 뮤신 성분이 위 점막을 보호하고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주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겠다며 연근을 생으로 갈아 마시거나 샐러드로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생식물인 연근을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치명적인 기생충 감염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초물 세척의 함정, 죽지 않는 피낭유충

흔히 연근의 갈변을 막고 소독을 하기 위해 식초물에 담가두는 방식을 널리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거치면 기생충이나 세균이 완벽하게 박멸될 것이라고 굳게 믿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한 착각이다.
연근을 비롯한 수생식물에 주로 기생하는 흡충류의 피낭유충은 단백질과 키틴질로 이루어진 견고한 보호막을 두르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3~5% 농도의 옅은 식초물이나 소금물로는 이 보호막을 결코 뚫을 수 없어 유충은 그대로 생존한다.
간 수치를 폭등시키는 조용한 파괴자

생연근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기생충 유충은 강력한 위산을 견디고 장을 거쳐 담관이나 간으로 끈질기게 이동한다. 이곳에 은밀히 자리 잡은 기생충은 담관 벽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며 만성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간 기능의 지표인 AST, ALT 수치가 급격히 치솟으며 장기에 무리를 준다. 초기에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피로감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장년층과 간 질환자에게 더욱 치명적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면역력과 장기 재생 능력은 자연스럽게 저하되기 마련이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기생충 감염으로 인해 한 번 간이나 담관이 손상되면 회복이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
평소 지방간이 있거나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이미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기생충에 의한 급성 염증이 더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중증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끓는 물 1분이면 충분, 안전한 섭취법

기생충의 끈질긴 생명력도 열 앞에서는 무력해지므로 가열 조리가 최선의 예방책이다. 두꺼운 보호막으로 둘러싸인 피낭유충이라 하더라도 75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단백질이 변성되어 완전히 사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근은 반드시 끓는 물에 1분 이상 데치거나 속까지 푹 익혀서 조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열을 가해 익혀 먹더라도 연근 고유의 식이섬유와 유효 성분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위험을 감수하며 생식할 이유가 전혀 없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챙겨 먹는 채소가 잘못된 섭취 방식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연근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는 수생 식물임을 명심하고, 올바른 조리 과정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