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은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다. 입맛이 없을 때 밥을 싸 먹거나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흔하게 접하다 보니, 그 가치를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해외에서 바라보는 김의 위상은 우리의 생각과 사뭇 다르다.
명동이나 대형 마트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장바구니에는 어김없이 수십 봉지의 한국 김이 담겨 있다. 단순히 맛있는 반찬을 넘어, 훌륭한 영양소를 갖춘 ‘K-슈퍼푸드’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김의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
바다의 채소, 매일 먹어 몰랐던 반전 영양

김은 영양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식품이다. ‘바다의 채소’라는 별명답게 비타민 A, B, C가 골고루 들어있다. 특히 육류 섭취로만 얻기 쉬운 비타민 B12가 풍부해 현대인의 만성 피로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수분을 제외한 마른김의 단백질 함량은 무려 30~40%에 달한다. 이는 밭의 고기라 불리는 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칼로리는 낮으면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훌륭한 식재료다.
일본인이 한국 김에 ‘환장’하는 이유

일본 역시 ‘노리’라 불리는 김을 즐겨 먹지만, 한국 김을 유독 선호하는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일본 김은 두껍고 간장이나 설탕으로 강하게 조미되어 식감이 다소 질긴 편이다. 반면 한국 김은 얇고 바삭해 입안에서 가볍게 부서지는 매력이 있다.
제조 과정에서 더해지는 기름도 큰 차이를 만든다. 한국 조미김은 주로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바른 뒤 소금을 뿌려 굽는다. 이 과정에서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이 더해져, 일본인들에게는 단순한 반찬을 넘어 ‘맛있고 건강한 웰빙 스낵’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블랙 페이퍼’ 슈퍼푸드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에서도 김의 위상은 놀랍다. 서양에서는 과거 해조류를 바다의 잡초로 여겼으나, 이제는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 부르며 열광한다. 감자칩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글로벌 슈퍼푸드 스낵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가장 주목받는 성분은 김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포피란(Porphyran)’이다. 이 성분은 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촉진해 장 건강을 지켜준다. 또한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중금속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디톡스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다.
득이 되는 섭취, 건강한 김 롤모델

김의 훌륭한 효능을 제대로 누리려면 먹는 방법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조미김은 맛이 좋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다. 밥반찬이나 맥주 안주로 무심코 여러 장을 먹다 보면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훌쩍 넘길 수 있으니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가장 권장하는 방식은 기름이나 소금을 첨가하지 않고 먹는 것이다. 두툼하고 씹는 맛이 좋은 ‘곱창김’이나 향긋한 ‘파래김’을 살짝 구워 간장에 콕 찍어 먹어보자. 해조류 본연의 풍미를 느끼면서 영양소 파괴 없이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흔해서 오히려 대단함을 몰랐던 우리의 김. 이제는 밥상 위의 조연이 아니라, 전 세계가 칭찬하는 훌륭한 슈퍼푸드 주인공으로 대우해야 할 때다. 오늘부터라도 영양 만점 김을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섭취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