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길거리 간식부터 든든한 밥반찬까지, 한국인의 식탁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친숙한 식재료가 있다. 바로 국민 반찬으로 불리는 ‘어묵’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묵을 순수한 생선으로 만든 고단백 건강식품이라고 굳게 믿으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 먹는다.
하지만 우리가 마트나 전통시장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어묵의 이면에는 꽤나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 있다. 단백질을 섭취하겠다는 목적과 달리, 우리가 먹었던 어묵이 사실은 ‘기름 덩어리’이자 탄수화물 폭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생선살의 탈을 쓴 튀김 요리, 어묵의 실체

어묵의 일반적인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왜 이것이 기름 덩어리로 불리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생선 살을 잘게 으깨어 반죽한 뒤, 모양을 잡아 고온의 기름에 튀겨내는 것이 시판 어묵의 표준적인 생산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스펀지 같은 어묵 반죽은 다량의 기름을 고스란히 흡수하게 된다.
실제로 시판되는 튀긴 어묵 100g당 지방 함량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 건강을 위해 생선을 섭취하려다 오히려 원치 않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 셈이다. 튀긴 음식 특유의 산화된 기름은 장기적으로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밀가루 범벅과 나트륨 폭탄의 환장할 조합

어묵이 가진 문제는 비단 기름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중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얇은 어묵일수록 생선살(연육)의 비율은 현저히 낮고, 그 빈자리를 밀가루나 전분이 차지한다. 사실상 단백질 식품이라기보다는 탄수화물 가공식품에 더 가까운 형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특유의 감칠맛을 내기 위한 각종 첨가물과 다량의 소금이 반죽에 투입된다. 우리가 어묵국을 끓이거나 간장게 볶을 때 추가로 간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성은 배가된다. 무심코 먹은 어묵 반찬 한 접시로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무심코 즐긴 식습관, 대사증후군 위험 높인다

이러한 어묵을 무조건적인 건강식으로 착각하고 밥상에 자주 올릴 경우, 우리 몸에는 서서히 적신호가 켜진다.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밀가루)과 지방(기름)의 결합은 식후 혈당을 빠르게 급증시키고 체지방 축적을 가속화하는 주범이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뱃살을 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과 불필요한 지방의 지속적인 섭취는 비만을 유발하여 대사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묵, 건강하고 똑똑하게 섭취하는 방법

그렇다면 당장 내일 식탁에서 어묵을 완전히 퇴출해야 할까? 조리법과 선택 기준만 바꾼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조리 전 끓는 물에 어묵을 1~2분 정도 푹 데쳐내는 것이다. 이 간단한 과정만 거쳐도 표면의 기름기와 과도한 나트륨, 각종 첨가물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할 때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도 필수적이다. 연육 함량이 최소 70% 이상인 프리미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한 튀기는 대신 찌거나 구워 만든 비유탕 어묵을 선택하거나,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한 제품을 찾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다.

어묵이라는 식재료 자체는 죄가 없다. 문제는 대량 생산을 위한 가공 방식과 ‘어묵=건강한 생선’이라는 우리의 맹신에 있다.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식재료의 성분을 꼼꼼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진정으로 건강한 밥상은 약간의 관심과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데서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