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건강을 위해 식탁에 오르는 채소들. 많은 이들이 채소를 부드럽게 먹거나 풋내를 없애기 위해 끓는 물에 푹 데치는 조리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당연해 보이는 조리 방식이 채소의 핵심 영양소를 파괴하는 주범일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조리 습관이 채소를 ‘영양가 없는 빈 껍데기’로 전락하게 만든다. 특히 한국인이 밥반찬으로 즐겨 먹는 특정 채소들은 끓는 물과 만나는 순간 유익한 성분이 급격히 사라진다. 영양 손실을 막고 식재료의 효능을 온전히 흡수하는 올바른 조리법을 알아본다.
초고추장 찍어 먹으려다 항암 성분 버리는 브로콜리

가장 대표적인 영양 손실 채소는 브로콜리다. 브로콜리에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돕고 유해 세포 억제에 기여하는 ‘설포라판’을 만드는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풍부하다. 문제는 이 중요한 효소와 비타민 C가 열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데치면 영양소의 50% 이상이 순식간에 파괴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물에 푹 끓이는 대신 찜기에 넣고 1~3분간 증기로 찌거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야 특유의 아삭함과 핵심 영양소를 동시에 지킬 수 있다.
뽀빠이도 울고 갈 시금치, 골든타임은 단 15초

뽀빠이의 채소로 불리는 시금치 역시 조리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금치에는 피로 해소와 세포 생성에 필수적인 비타민 C와 엽산(비타민 B9)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두 성분 모두 수용성이라 끓는 물에 오래 둘수록 유익한 성분들이 물속으로 모두 녹아 나온다.
오래 끓일수록 영양소는 물론 특유의 아삭한 식감까지 잃고 흐물거리게 된다. 시금치 속 수산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5~30초 이내로 아주 살짝만 데쳐야 한다. 데친 직후에는 바로 찬물에 헹궈 잔열을 식혀야 남은 영양소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위벽 보호하려다 맹탕 먹는 양배추

위 건강을 위해 꾸준히 챙겨 먹는 양배추도 예외는 아니다. 위점막을 보호하는 핵심 성분인 비타민 U와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 C는 열에 약할 뿐만 아니라 물에 잘 녹는 성질을 지녔다. 푹 삶아 물을 버리고 건더기만 먹는다면 영양가 없는 맹탕을 먹는 것과 다름없다.
양배추의 영양을 온전히 흡수하려면 생으로 얇게 채 썰어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뻣뻣한 식감이 부담스러워 꼭 익혀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에 직접 담그지 말고 살짝 찌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위장 보호에 탁월한 비타민 U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버려지는 영양소를 잡는 채수 활용의 지혜

그렇다면 이미 끓는 물에 채소를 넣어버렸거나 국물 요리를 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용성 비타민과 유익한 성분이 고스란히 녹아 나온 물을 하수구에 그냥 버리지 말고 ‘채수(채소 끓인 물)’로 알뜰하게 활용하면 된다.
이 채수를 각종 국물 요리의 육수로 쓰거나 볶음 요리의 소스 베이스로 사용하면 물에 빠져나간 영양소를 남김없이 섭취할 수 있다. 불순물을 잘 씻어낸 채소를 데친 물은 천연 조미료나 다름없으므로, 이를 버리지 않고 요리에 적극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한 식단은 질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알맞은 조리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무조건 끓는 물에 데치기보다 각 채소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리 방식을 바꾼다면, 우리 몸이 받아들이는 영양소의 크기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