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뽀빠이도 즐겨 먹던 시금치는 오랫동안 식탁을 지켜온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보약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지는 6070세대에게는 오히려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몸에 좋다고 해서 시금치나물을 매일 밥상에 올리고 있다면 당장 식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60~70대이고 아래의 건강 조건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지금 당장 시금치로 향하던 젓가락을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
내 몸이 보내는 적색경보, 3대 위험 조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만성 질환의 유무다. 당뇨나 고혈압을 5년 이상 앓고 있다면, 혈관 덩어리인 신장의 미세혈관은 이미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만성 신장병 3단계’ 이상으로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수 있다.
소변을 보고 물을 내렸는데도 거품이 남아있는 ‘거품뇨’ 역시 강력한 경고 신호다. 이는 신장의 필터 기능이 망가져 단백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평소 손발이나 얼굴이 이유 없이 자주 붓고 피로감이 심하다면, 신장이 수분과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식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무심코 먹은 시금치, 칼륨의 역습

앞서 언급한 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신장이 ‘칼륨’을 걸러내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시금치는 채소 중에서도 칼륨 함량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혈압을 낮추는 유익한 성분이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배출되지 못한 칼륨이 몸속에 차곡차곡 쌓이면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한다. 이는 단순히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가벼운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 전신의 장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 시작한다.
응급실행 부르는 급성 심정지와 투석 위험

고칼륨혈증이 가장 먼저 공격하는 곳은 바로 심장이다. 혈액 내 칼륨 농도가 급증하면 심장 근육의 전기적 신호가 교란되어 치명적인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예고 없이 급성 심정지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응급실로 실려 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급하게 피를 거르는 ‘응급 투석’을 받아야만 한다. 평소 앓고 있던 신장병이 시금치 과다 섭취로 인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과적으로 투석을 받게 될 위험성이 평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치솟게 되는 것이다.
소리 없는 불청객, 신장 질환의 공포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한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 질환의 은밀한 위험성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는 “신장 질환은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치하기 매우 쉬운 병”이라고 설명했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신장 상태를 모른 채 시금치처럼 칼륨이 많은 채소를 과다 섭취하거나 즙으로 농축해 마실 경우, 급성 심장 이상과 응급 투석으로 직결될 수 있어 극도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6070세대의 무분별한 건강식 맹신이 낳을 수 있는 비극을 꼬집은 것이다.

그렇다면 시금치를 평생 끊어야만 할까. 다행히 조리법만 바꿔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금치를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찬물에 2~3번 헹궈 물기를 꼭 짜내면 칼륨 성분이 30~40% 이상 빠져나간다. 생시금치를 갈아 마시는 즙 형태는 절대 피해야 하며, 조리 시 참깨를 곁들이면 참깨의 칼슘이 시금치의 수산 성분을 배출해 신장 결석까지 예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