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흔히 식재료는 갓 수확한 신선한 상태일 때 가장 영양가가 높다고 생각한다. 냉동실에 들어가면 식감이 떨어지고 영양소도 파괴될 것이라는 편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모든 식재료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하의 온도에서 얼릴 때 영양분이 농축되거나 체내 흡수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식품들이 존재한다. 수분이 빠져나가며 밀도가 높아지거나, 얼음 결정이 세포벽을 파괴해 유효 성분을 밖으로 끌어내기 때문이다. 냉동실을 단순한 보관함을 넘어 영양 증폭기로 활용할 수 있는 의외의 식품 3가지를 살펴본다.
수분은 비우고 단백질은 채운 ‘얼린 두부’

찌개나 부침용으로 친숙한 두부는 얼렸을 때 영양학적 가치가 극대화되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두부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분이 얼면서 밖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소가 촘촘하게 응축된다. 실제 100g당 7.8g 수준이던 생두부의 단백질 함량은 얼린 후 50.2g으로 6배 이상 훌쩍 뛴다.
적은 양을 먹어도 고밀도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 체중 관리나 근육 형성에 유리하다. 얼린 두부를 조리에 활용할 때는 상온에서 서서히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물기를 꽉 짜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분이 빠져나간 미세한 구멍 사이로 양념이 잘 스며들어 요리의 풍미까지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안토시아닌 극대화, 사우스다코타주립대가 증명한 ‘블루베리’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 역시 냉동 보관이 필수적인 과일이다. 블루베리의 핵심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립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 생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1g당 3.32mg이었으나 냉동한 뒤에는 8.89mg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냉동 과정에서 생성된 얼음 결정이 과일의 세포 조직을 깨뜨려 수용성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외부로 쉽게 용출되도록 돕기 때문이다. 또한 상온에 방치할 경우 빛과 열에 의해 비타민이 빠르게 손실되지만, 영하의 온도는 비타민 파괴를 막아준다. 다만 냉동 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해 불순물을 제거해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단단한 세포벽을 허물다, 흡수율 높이는 ‘팽이버섯’

저렴한 가격에 풍부한 식감을 자랑하는 팽이버섯은 체지방 분해를 돕는 식이섬유와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특히 내장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성분인 버섯키토산이 버섯류 중에서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생팽이버섯은 세포벽이 매우 단단해 일반적인 저작 활동이나 소화 과정만으로는 영양소를 온전히 흡수하기 어렵다.
농촌진흥청 자료 등에 따르면 팽이버섯을 통째로 얼릴 경우 단단한 세포벽이 찢어지면서 내부의 영양 성분이 쉽게 분리된다. 이렇게 물리적 구조가 변형된 냉동 팽이버섯을 조리에 넣으면 체내 흡수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 보관 시에는 밑동을 자르고 한 번에 먹기 좋은 양만큼 소분하여 밀폐 용기에 담아 얼리는 것이 효율적이다.
올바른 냉동 보관법이 영양을 결정한다

냉동으로 영양가가 껑충 뛰는 식품이라도 잘못된 보관 방식을 택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냉동실 내부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문을 자주 열고 닫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식재료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수분이 유실되고 세균 증식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진공 포장기나 지퍼백을 이용해 공기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것도 산화 방지를 위한 필수 규칙이다. 또한 한 번 해동한 식품은 다시 얼리지 말고 그 즉시 소비하는 것이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식재료 특성에 맞는 정확한 냉동 지식을 갖출 때 비로소 식생활의 질이 향상된다.

식재료를 얼리는 행위는 단순히 보존 기간을 늘리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과학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접근하면 적은 양으로도 최대의 영양 효율을 끌어내는 똑똑한 섭취 전략이 된다. 오늘부터 냉장실 한편에 방치된 식재료들의 특성을 파악해 냉동실로 자리를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