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유독 뒷목이 뻐근하고 머리가 무거운 날이 있습니다. 잠을 푹 잔 것 같은데도 몸이 천근만근이라면, 밤사이 좁아진 혈관이 보내는 무언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피로가 누적되면 우리 몸의 통로들은 자연스럽게 움츠러들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억지로 강한 약을 찾기보다 매일 밤 작은 머그잔 하나를 준비하는 습관이 큰 변화를 만듭니다. 자기 전 따뜻하게 마시는 붉은 차 한 잔이 밤새 뻣뻣해진 몸의 긴장을 풀고 부드러운 순환을 돕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는 이미 ‘땅속의 붉은 피’라 부르며 즐겨 찾는 이 채소, 바로 레드 비트입니다.
레드비트 효능, 밤사이 혈관 순환을 돕는 질산염의 역할

비트가 유독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막힌 도로를 시원하게 넓혀주는 ‘확장 공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비트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질산염 성분은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혈관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물질로 바뀝니다. 영국 런던의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매일 꾸준히 마신 한 잔의 비트즙이 고속도로의 차선을 늘리듯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수도관에 녹이 슬듯 혈관 벽도 점차 탄력을 잃고 뻣뻣해집니다. 이때 비트가 함유한 붉은 색소인 베타인은 혈관 내벽에 쌓이는 노폐물을 청소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밤사이 혈압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주고, 막힘없이 맑은 피가 온몸을 돌게 만들어 아침을 훨씬 가볍게 열어줍니다.
밤에 마신다면 차가 좋을까, 즙이 좋을까?

효소를 그대로 섭취하려면 원액을 짜낸 비트즙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평소 위가 예민하거나 차가운 음료를 마시고 속이 쓰린 경험이 있다면 즙보다는 따뜻하게 우려낸 비트차가 좋습니다. 자기 전 차가운 즙을 벌컥벌컥 마시면 수면 중 장운동을 방해해 오히려 숙면을 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린 비트 조각을 뜨거운 물에 5분 정도 우려내면 수용성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하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달랠 수 있습니다. 반면 소화력이 좋고 빠른 활력을 원한다면 저녁 식사 후 소화가 어느 정도 된 시점에 소량의 비트즙을 마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신의 장 상태와 수면 패턴에 맞춰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흙냄새 없이 맛있는 비트 먹는 법, 사과와 레몬 활용 레시피

비트가 몸에 좋은 것은 알지만, 특유의 흙냄새나 아린 맛 때문에 꺼리는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코를 쥐고 마시는 일은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우선 비트를 즙으로 낼 때는 약 10분간 살짝 쪄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찌는 과정을 거치면 흙냄새가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속 쓰림을 유발하는 성분이 완화되어 위장에 부담이 없습니다. 여기에 사과를 반 개 정도 섞어주면 단맛이 흙맛을 덮어주어 아주 깔끔하고 상큼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비트차로 우려 마실 때는 레몬즙을 한두 방울 톡 떨어뜨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레몬의 비타민C 성분이 비트에 함유된 철분의 체내 흡수율을 훌쩍 끌어올려 주어 영양적인 시너지도 완벽합니다. 무거운 전통 건강즙의 맛이 아니라, 가벼운 현대식 티타임을 즐기듯 기분 좋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습니다.
비트즙 부작용 및 섭취 주의사항, 신장 기능과 하루 권장량

천연 식품이라도 내 몸의 상태를 살피고 마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비트에는 칼륨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어 평소 신장 기능이 떨어져 칼륨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분들은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순환계 관련 약을 꾸준히 복용 중이거나 기본 혈압이 낮은 편이라면 매일 마시는 것보다 주 2~3회 정도로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어 너무 진하게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변이 붉게 나와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이는 체내에서 색소가 다 빠져나가지 못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하루 권장량은 즙 기준으로 반 컵(약 100ml) 내외, 차로는 하루 한두 잔이면 몸을 부드럽게 순환시키는 데 충분합니다.

건강은 요란하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조용히 스며들어야 오래갑니다. 밤사이 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붉은 한 잔의 여유. 오늘 밤부터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따뜻한 비트차 한 잔으로 아침의 활력을 미리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