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현해탄을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해산물을 소비하면서도 특정 식재료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곤 한다. 우리가 밥상에서 흔하게 보거나 상품성이 없다고 외면했던 일부 식재료가 일본에서는 귀한 대우를 받아왔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구황작물이나 손질이 까다로워 버려졌던 해산물이 그런 경우다. 최근 이들의 영양학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국내에서도 새롭게 바라보고 식탁에 올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이 먼저 알아본 ‘톳’의 가치

톳은 과거 한국에서 곡식이 부족할 때 양을 불리기 위해 밥에 섞어 먹던 구황작물의 성격이 강했다. 특유의 억센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려 주류 식재료로 크게 자리 잡지 못하고, 주로 저렴한 밑반찬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일본 후생성은 매년 9월 15일을 ‘톳의 날’로 지정해 국가 차원에서 섭취를 권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뼈 건강 유지와 식단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받으며, 과거 한국에서 생산된 우수 품질의 톳 상당수가 일본으로 향하기도 했다.
버려지던 식재료, ‘미역귀’의 반전

미역귀는 미역의 뿌리 바로 위쪽에 위치한 주름진 생식기관으로, 두껍고 질긴 식감과 끈적이는 점액질을 가졌다. 과거 국내에서는 상품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여겨 채취 후 잘라 버리거나 싼값의 육수용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메카부’라 부르며 유익한 식재료로 활발히 활용해 왔다. 미역귀의 점액질 성분에는 후코이단이 일반 잎 부분보다 다량 함유되어 있어, 꾸준히 섭취할 경우 건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교토가 사랑한 여름 보양식, ‘갯장어’

일본 간사이 지방, 특히 교토와 오사카 등지에서는 갯장어를 여름철 체력 유지를 위한 귀한 식재료로 꼽는다. 잔가시를 촘촘히 써는 ‘호네기리’라는 고도의 기술을 더해 부드러운 식감을 내며,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활력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고가에 거래된다.
정작 갯장어는 성질이 사납고 억센 잔가시가 많아 과거 한국인들의 밥상에서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던 어종이다. 조리 과정이 까다롭다 보니 남해안 일대에서 잡힌 갯장어는 한때 상당량 일본으로 수출되는 길을 걷기도 했다.
영양학적 재평가, 식탁의 주인공으로

오랫동안 일본 시장 수출에 의존했던 이들 식재료는 최근 국내에서도 그 영양적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다. 다양한 영양 정보가 널리 알려지면서, 건강한 식단을 꾸리려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톳은 샐러드나 영양밥의 주재료로 대접받고 있으며, 미역귀는 건조 간식 등 다양한 형태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갯장어 역시 샤부샤부 등 여러 조리법이 대중화되면서, 기존의 선입견을 벗고 여름철 고급 보양식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가깝고도 먼 두 나라의 식문화 차이 속에서 다소 저평가받았던 우리 바다의 식재료들이 비로소 정당한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식감이나 조리의 번거로움 때문에 외면해 왔다면, 이제는 풍부한 영양을 품은 이 해조류와 어류를 일상 식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