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소고기는 피하고 오리고기는 찾아서 먹어라”라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오리고기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인식이 우리 식문화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조리가 간편하고 식감이 좋은 훈제오리는 다이어트 식단이나 보양식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마트에서 쉽게 구입하는 훈제오리가 온전한 생고기인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심코 지나친 포장지 뒷면의 성분표를 확인하면 우리가 알던 것과 조금 다른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훈제오리를 보다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알아야 할 가공육의 특성과 올바른 섭취 방법을 짚어본다.
생고기가 아닌 가공육의 진실

대중은 훈제오리를 삼겹살이나 닭가슴살 같은 일반적인 원육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제품 뒷면의 식품유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베이컨이나 소시지와 같은 햄류, 즉 가공육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가공 과정에서 고기의 보존성을 높이고 먹음직스러운 붉은색을 내기 위해 아질산나트륨 같은 식품첨가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아질산나트륨은 식중독균 번식을 억제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잦은 섭취에 대한 우려는 영양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과도한 섭취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또한 식감과 보존을 위해 폴리인산나트륨이나 향미증진제 등 여러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참나무 훈연 대신 스모크향?

훈제오리 특유의 깊은 풍미는 참나무 장작을 이용한 전통 훈연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 중 상당수는 생산 단가를 낮추고 공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다른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고기를 직접 연기에 그을리는 대신, 참나무향을 내는 액상 향료인 ‘스모크향’을 주입하거나 겉에 발라 쪄내는 식이다.
이러한 제조 방식은 엄밀히 말해 훈제라기보다는 훈연 향을 입힌 햄을 찌는 과정에 가깝다. 스모크향 자체가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은 성분이긴 하나, 본래의 참나무 훈연 과정을 거친 원물과는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는 원재료명에 스모크향(참나무향)이 포함되어 있는지, 실제 훈연 공정을 거쳤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기름까지 몸에 좋다는 오해

오리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생오리 로스를 구울 때 나오는 기름이라면 이 말이 어느 정도 타당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공을 거친 훈제오리를 조리할 때 배출되는 기름은 영양학적으로 상황이 전혀 다르다.
훈제 가공 과정에서 고기에 스며든 나트륨과 각종 첨가물이 열을 가할 때 기름에 함께 녹아 나오게 된다. 이 기름을 밥에 비벼 먹거나 찌개 육수로 활용하면 잉여 나트륨과 첨가물을 고스란히 섭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훈제오리에서 나온 기름은 가급적 닦아내고 담백한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건강하게 즐기는 현명한 조리법

훈제오리의 가공적 특성을 이해했다면, 조리 방식을 바꿔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차례다. 프라이팬에 굽는 대신 끓는 물에 3~5분가량 데치거나 찜기에 찌는 방식을 활용해 보자. 이 과정을 거치면 고기에 함유된 나트륨과 기름기, 수용성 첨가물을 상당 부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곁들이는 채소와 소스의 선택 역시 건강한 식단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당분이 많은 머스터드 소스보다는 부추, 양파, 마늘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 데 유리하다. 만약 가공육 섭취 자체가 꺼려지고 온전한 영양 보충을 원한다면, 가공을 거치지 않은 생오리 로스를 선택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식탁 위에 자주 오르는 친숙한 식품이라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할 때가 많다. 훈제오리 역시 편리하고 맛있는 식재료지만, 본질적으로 가공육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조리법을 조금만 바꾸어도 가족의 밥상을 한층 더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