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에디터] 나이가 들면서 혈관 벽은 탄력을 잃고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하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저하를 관리하기 위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단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보라색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혈중 지질 개선과 혈관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빌베리와 마키베리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단순한 과일을 넘어 기능성 식품 및 의약품 원료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혈관 산화 막는 방패, 안토시아닌의 역할

체내에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쌓이면 혈관 내피가 손상되어 혈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항산화 물질을 꾸준히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분석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240mg의 안토시아닌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혈중 중성지방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안토시아닌은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노폐물 배출을 돕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포도나 블루베리 등 다양한 베리류에 이 성분이 들어 있지만, 야생 생육 환경이나 품종에 따라 그 농도와 인체 내 활용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유럽에서 의약품으로 쓰이는 빌베리

빌베리는 겉모습이 일반 블루베리와 비슷하지만, 과육 속까지 짙은 보랏빛을 띠어 안토시아닌 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주로 북유럽의 척박한 야생 숲에서 자라며, 일교차가 크고 혹독한 기후를 견디기 위해 방어 물질인 항산화 성분을 듬뿍 축적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 조종사들이 야간 시력 향상을 위해 선호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빌베리 건조 추출물을 미세혈관 순환 개선 및 당뇨병성 망막 변성 등의 혈관 장애 치료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빌베리의 활성 성분이 취약해진 모세혈관 벽을 튼튼하게 보호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항산화 물질의 결정체, 마키베리

칠레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자생하는 마키베리는 베리류 중에서도 안토시아닌 성분, 특히 델피니딘의 함량이 독보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델피니딘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혈관 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원주민들이 체력 회복을 위해 섭취하던 이 열매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식품으로 분류되어 널리 소비되고 있다.
일부 임상 연구에 따르면 마키베리 추출물 섭취 시 공복 혈당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당 대사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 예방과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 속 올바른 섭취와 주의점

이러한 보랏빛 베리류는 생과로 수입되거나 유통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동결건조 분말이나 캡슐 형태의 추출물로 소비된다. 분말 형태의 경우 유산소 운동 후 수분과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다만, 과도한 열을 가하면 항산화 성분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물, 또는 샐러드 등에 섞어 먹는 것이 권장된다.
아무리 훌륭한 항산화 식품이라도 단기간에 혈관 상태를 눈에 띄게 바꾸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이 병행되어야만 안토시아닌의 혈관 보호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또한, 혈압 강하제를 복용 중이거나 저혈압이 있는 경우 무분별한 섭취보다는 의사나 약사와 상의 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혈관 건강은 일상적인 식습관과 생활 환경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물이다. 흔히 접하는 블루베리 외에도 유럽과 남미 등지에서 오랫동안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온 빌베리와 마키베리에 주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형태의 항산화 식품을 찾아 꾸준히 섭취한다면, 노화로 인한 혈관 기능 저하를 다스리고 더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