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건강을 위해 매일 스마트폰 만보기를 채우려 애쓰는 중장년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루 만보를 채우지 못하면 숙제를 마치지 못한 것처럼 불안해하며 억지로 걸음을 늘리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1만 보 걷기는 1960년대 일본의 1만 보 측정기 마케팅에서 유래한 수치로, 의학적인 최적의 운동량으로 합의된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오히려 근육량이 줄어든 노년층이 무리하게 만보를 걸으면 무릎 관절염과 만성 피로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실제 90세 이상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리한 육체적 노동이나 강도 높은 운동에 있지 않다. 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두 가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통해 신체 기초 대사를 유지하고 있다.
관절 혹사 대신 혈관과 내장을 쉬게 하라

나이가 들수록 크고 작은 질병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노화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내장 기관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이 둔화하면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또한 소화기관이 끊임없이 음식물을 처리하느라 지치면 체내 대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관절을 깎아 먹는 과도한 운동보다는 몸속 대사 엔진이 부드럽게 굴러가게 만드는 것이 잔병치레를 막는 우선 조건이다. 신체 내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소화기관에 휴식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노년기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잠든 세포를 깨우는 미지근한 물 한 잔

수면 중에는 땀과 호흡을 통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며, 이로 인해 아침 기상 직후에는 혈액의 점도가 가장 높아진다. 끈적해진 혈액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은 혈액을 묽게 만들고 혈류량을 늘려 이러한 아침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밤새 축적된 체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고, 수축해 있던 장을 부드럽게 자극해 배변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단, 기상 직후에 차가운 물을 마시면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위장에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장기 기능을 안전하게 깨우는 방법이다.
위장을 80%만 채우는 소식

세계적인 장수촌인 블루존 주민들의 공통된 식습관 중 하나는 배가 80% 정도 불렀을 때 식사를 멈추는 이른바 ‘하라하치부’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는 대사 산물로 활성산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과식은 과도한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세포 노화를 촉진하고 위장관을 쉴 틈 없이 혹사시킨다.
반면 필요 섭취량보다 약간 덜 먹는 소식은 체내 대사 부담을 줄여준다. 의학계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소식은 장수 유전자로 불리는 ‘시르투인(Sirtuin)’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르투인은 세포의 손상을 복구하고 대사 효율을 높여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 단백질이다.
두 습관이 만드는 체내 순환의 시너지

아침 공복의 물 한 잔과 일상적인 소식은 결합했을 때 신체 방어력을 높이는 훌륭한 시너지를 낸다. 아침의 미지근한 물이 밤새 정체된 몸속을 씻어내고 신진대사를 끌어올리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면, 매끼 실천하는 소식은 몸속에 불필요한 활성산소와 잉여 에너지가 쌓이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비우고 덜 채우는 이 두 가지 습관이 맞물리면 체내 노폐물 축적이 줄어든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장년층 잔병치레의 주요 원인인 만성 염증이 발생할 확률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몸속 대사 과정이 가벼워지면 자연스럽게 피로감이 줄고 활력이 높아진다.

건강은 헬스장에서 무거운 바벨을 들거나 억지로 만보를 채우는 고통스러운 과정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당장 내일 아침 눈을 떠서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 그리고 오늘 저녁 식탁에서 평소보다 숟가락을 조금 일찍 내려놓는 것. 90세 무병장수의 길은 매일 마주하는 식탁과 물컵이라는 가장 쉽고 가까운 곳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