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K-푸드의 위상이 맵고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에서 ‘웰니스(Wellness)’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시차 적응과 여행 피로를 풀기 위해 한국 고유의 보양식을 찾는다. 맵고 짠 음식 대신 속을 편안하게 달래면서도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국물과 죽 요리가 주목받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식재료와 통째로 끓여내는 조리법이 이들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다. 영양학적 가치와 이색적인 풍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한국 보양식 세 가지와 그 건강 효과를 살펴본다.
진입 장벽을 낮춘 고칼슘 단백질, 들깨 추어탕

미꾸라지를 통째로 삶아 뼈째 갈아낸 추어탕은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을 농축한 식품이다. 뼈를 포함한 생선의 섭취는 체내 칼슘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생선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외국인들도 시각적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 듬뿍 들어가는 들깨가루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하다. 체내로 들어온 알파-리놀렌산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꾸라지의 동물성 영양소와 들깨의 식물성 지방이 결합된 크리미한 국물은 피로한 신체에 훌륭한 스태미나식이 될 수 있다.
소화기능을 돕는 바다의 아미노산, 전복 내장죽

전복은 서구권에서도 고급 식재료로 분류되지만, 쌀과 함께 푹 끓여 죽으로 소비하는 방식은 한국이 독보적이다. 탄수화물을 오랫동안 가열해 호화시킨 죽은 위장관의 소화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시차와 잦은 이동으로 인해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위장이 예민해진 여행객들에게 가장 적합한 탄수화물 섭취 형태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전복 내장(게우)을 으깨 넣어 에메랄드빛을 내는 것이 영양학적 핵심이다. 전복 내장과 살에는 아르기닌과 타우린 같은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체내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여 원기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타우린을 통째로 섭취하는 맑은 국물, 연포탕

서양에서 문어나 낙지는 주로 튀기거나 강한 향신료 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연포탕은 살아있는 낙지를 맑은 채수나 해물 육수에 살짝 데쳐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단백질을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하지 않아 육질이 질겨지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한다.
낙지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타우린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피로 물질의 축적을 방지하는 생리학적 기전을 가진다. 따라서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연포탕의 국물과 온전한 낙지를 섭취하는 것은 피로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째로 활용하는 한국의 온전한 조리법

이 세 가지 보양식의 공통점은 식재료가 가진 영양소를 버리는 부분 없이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이다. 미꾸라지의 뼈, 전복의 내장, 낙지의 수용성 성분이 우러난 국물까지 모두 섭취하는 조리 방식이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는 뼈와 내장에 응축된 미량 영양소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섭취 효율을 높이는 합리적인 방식이다.
또한, 기름에 튀기거나 직화로 굽는 조리법에 비해 소화가 부드럽고 식사를 통한 수분 보충이 용이하다. 이러한 한국 특유의 탕과 죽 문화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넘어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와 정확히 부합한다.

한국의 음식 문화는 혀끝을 자극하는 강렬한 맛을 넘어, 몸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채우는 영역으로 외국인들의 인식을 넓히고 있다. 낯선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고소한 맛과 편안한 식감은 국경을 초월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다. 영양학적 근거가 탄탄한 들깨 추어탕, 전복 내장죽, 연포탕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고 일상의 활력을 채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보양 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