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업/양정련 기자] 건강을 챙긴다며 식탁 위 반찬과 밥을 모두 바꾸는 60대가 많다. 몸에 좋다는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찾아 먹지만, 이런 식습관이 오히려 장기에 무리를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 몸의 여과기 역할을 하는 신장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단 선택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칼륨과 인이 풍부한 식재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미네랄 배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걸러지지 못한 미네랄이 혈액 속에 쌓이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여지가 있다. 청년에게는 훌륭한 보약인 음식이 60대 이상의 약해진 신장에는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다.
신장 노화와 미네랄 배출의 한계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전해질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핵심 기관이다. 하지만 60대에 접어들면 신장의 사구체 여과율이 청년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 확률이 높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기에 칼륨이나 인이 다량 함유된 식재료를 여과 없이 섭취하는 것은 신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소변으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미네랄은 혈중 농도를 높여 고칼륨혈증이나 고인산혈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평소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더라도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 까닭이다.
팥칼국수, 숨겨진 고칼륨의 덫

겨울철에 자주 찾는 팥칼국수와 팥죽은 고령층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별미다. 팥 자체는 부기를 빼고 혈압 관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훌륭한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쌀에 비해 칼륨 함량이 10배 이상 높아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팥을 듬뿍 갈아 넣은 국물을 자주 마시면 신장이 유입된 칼륨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혈중 수치가 급증할 수 있다. 여기에 칼국수 면에 포함된 탄수화물과 나트륨까지 더해지면 신장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커진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팥 국물을 남김없이 비우기보다는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 환자의 딜레마, 100% 잡곡밥

혈당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 백미 대신 현미, 콩, 율무 등으로만 지은 잡곡밥을 고집하는 60대가 적지 않다. 거친 곡물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일반적인 당뇨 식단으로 널리 권장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콩과 팥, 현미 등에는 백미보다 인과 칼륨이 많게는 수십 배까지 들어 있다.
이미 당뇨 합병증이나 노화로 인해 신장이 약해진 상태라면, 100% 잡곡밥의 과도한 미네랄이 요독증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게 차라리 흰쌀밥을 먹으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자신의 신장 상태를 모른 채 맹목적으로 잡곡밥만 고집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콩국수, 진한 국물에 농축된 칼륨과 인

무더운 여름철, 단백질 보충을 명목으로 콩국수를 즐겨 찾는 고령층이 많다.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콩은 훌륭한 영양원이지만, 통째로 갈아 만든 진한 콩물은 칼륨과 인의 엑기스와 다름없다. 대량의 콩이 국물 한 그릇에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소한 맛에 이끌려 진한 콩물을 남김없이 마실 경우, 신장 필터가 단시간에 감당해야 할 칼륨과 인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다. 이는 기능이 약화된 60대의 신장에 큰 무리를 주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콩국수를 섭취할 때는 국물을 다 마시는 것을 피하고 면 위주로 가볍게 즐기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에 좋은 음식도 내 몸이 무리 없이 소화하고 배출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약이 된다. 60대 이후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강식을 무작정 따르기보다, 검진을 통해 자신의 신장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철저한 자기 객관화와 그에 맞춘 식단 구성이야말로 노년기의 신장을 안전하게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