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팁뉴스/양정련 기자] 요즘 따라 자도 자도 피곤하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몸이 쉽게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면 몸속 면역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특별한 이유 없이 소화가 안 되거나 변비, 설사 증상이 반복된다면 장 건강에 이상 신호가 켜졌다는 뜻일 수 있다.
놀랍게도 우리의 면역력은 대부분 장에서 결정된다. 장은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하는 기관이 아니라 면역세포의 70퍼센트가 집중된 면역의 요새다. 이곳에서 제대로 방어가 이뤄지지 않으면 작은 바이러스도 우리 몸을 쉽게 무너뜨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내미생물이 있다. 우리가 잘 못 느끼고 살아가지만, 이 미생물들은 24시간 쉬지 않고 우리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장내미생물, 몸속 군대이자 관리자
장내미생물은 우리 장에 서식하는 다양한 균들의 총칭이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루며 장의 환경을 조절하고 면역체계를 지원한다. 유익균은 병원균의 침입을 막고 염증을 억제하며,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유해균이 증가하게 되고, 장내 환경이 불균형해진다. 이럴 경우 장점막이 약해지고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온갖 염증과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내미생물은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결정하는 정보처리 센터 같은 역할을 한다.
장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이 면역력을 높인다
장내미생물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식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는 유해균을 늘리고 유익균을 줄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과일, 통곡물을 자주 먹는 것이 좋고, 김치나 요거트 같은 발효식품도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루 세 끼 중 최소 한 끼는 장 건강을 위한 식단으로 구성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음 건강도 장을 좌우한다는 사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과 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장내미생물은 뇌신경전달물질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하면 장 트러블이 발생하고, 반대로 장 상태가 나쁘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정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면역력 저하와 함께 우울하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장내 환경부터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명상이나 산책, 가벼운 운동을 생활에 도입하는 것도 장 건강을 돌보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장 건강을 위한 변화,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건강은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무너진다. 장 건강도 마찬가지다. 평소 먹는 음식, 자는 시간, 스트레스 수준까지 모두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미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바꾸려 하지 않아도 좋다. 하루 한 끼 식단에 채소를 추가하거나 요거트를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장내 환경은 서서히 달라진다.
면역력을 높이는 일은 거창한 변화보다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다. 오늘 저녁, 당신의 장이 좋아할 만한 한 끼를 고민해보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